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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초장

아버님을 천국으로 환송하다

거센 바람과 함께 새벽부터 눈이 휘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일이 끼어있어 4일장으로 치러진 아버님의 장례식 마지막 날, 마치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겪으셨던 수고롭고 힘들었던 세월을 대변이라도 하듯 전날의 포근한 날씨와는 너무도 대조적이었습니다.

 

순천영주교회가 개척되고 나서 몸이 불편하고 힘들어도 꼭 예배에 참석하고자 애쓰셨던 아버님은 어느 교역자 못지않게 주일 결석자들을 체크하시고는 왜 결석했는지 심방은 했는지 물어보셨으며, 설립 2년째 교회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가슴 아파하시며 교회의 부흥을 애타게 소망하셨던 분이셨습니다.

 

간간히 시골집에 찾아가 안아드리면서 사랑합니다!”라고 말씀드리면 소년과 같은 미소를 지으시면서 목사님,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해주셨고, “아버님, 예수님 믿으시지요?”“예수님 어디 계세요?”라고 물으면 내 마음속에 계신다.”고 하심으로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셨습니다.

 

처음 아버님의 임종소식을 듣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고관절을 다치셔서 움직이는 것이 불편은 하셨어도 이렇게 빨리 소천하실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4일동안의 장례식은 참으로 은혜롭고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믿음의 지체들이 끊이지 않고 조문하여 위로해주었고 형제들과 조카들도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장례를 섬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장례의 모든 예배를 통해 천국과 부활의 소망을 가지는 위로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몇 년전 아버님이 준비해두신 선산에 안장을 위해 도착하여보니 두 매형이 장인어른의 시신을 하관하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강한 눈바람이 몰아치고는 있었지만 아버님의 시신이 안장될 땅속은 따뜻해보였습니다.

 

이제 아버님의 육신은 하나님의 말씀과 같이 땅으로 돌아갔고, 그 영혼은 주의 품에 안겼습니다. 모든 인생이 한번은 가야 할 길을 아버님은 평안가운데 가신 것이고 우리들은 아버님을 천국으로 환송해드린 것입니다.

 

금번 장례를 위해 수고해주시고 조문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우리 모두도 이 땅에 사는 동안 천국을 소망하다 찬송과 감사함으로 주의 나라에 입성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김병일목사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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